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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학계를 조롱하는 학술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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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7회 작성일 21-06-06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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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학계를 조롱하는 학술논문

 『Eine transformative Hermeneutik der Quantengravitation』- 이 제목을 붙인 학술논문은 수년 전 사회학 계통 전문 학술지에 실렸었다. 철학과 물리학의 개념들이 뒤섞인 이 제목을  보면 아무도 이 논문의 높은 학문적 수준과 전문성에 대해  의심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전문 학술지에 선발되어  게재됐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러나 한 물리학자가 투고한 이 논문의 내용이란 실제로는 아무런 학문적 의미도 없고 단지 학계에서 유행하는 전문단어와 개념들을 나열해 그럴듯한 문장으로 독자들을 현혹시킨 데 불과한 것이었다. 이 장난기 섞인 논문의 집필자는 Sokal이라는 뉴욕대학의 한 물리학자였다. 이 해학적인 저자의 의도가 세상에 공표되자 학계에서 큰 웃음거리가 된 것은 당연하다. 화제 거리가 된 데는 역시 필자가 사회학자가 아니고 전혀  분야가 다른 문외한이라 할 수 있는 물리학자였다는 사실이 더 크게 작용한 때문이다. 내용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사이비 학자가 전문학계를 우롱했다는 사실이 조소거리가 된 것이다.
  필자는 그 후에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적 사기’ 라는 표제를 한 서적을 출판하기도 했다.
  놀라운 것은 여기서 1990년대 소위 포스트모던이즘을 대표할 9명의 학자들이 마치 소칼이 오용한 것과 동일한 수법으로 자연과학분야의 개념을 이용한 사례를 분석했다.
  이 논문 필자들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관련성을 찾아볼 수  없는 자연과학 개념을 정신과학, 사회과학 논문에 인용함으로써 설익은 지식의 소유자임을 폭로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측컨대 저자들은 자연과학의 개념과 연계시킴으로써 자기 논문에 과학적 정확성을 부여하려는 의도라고 생각되며 동시에 자신의 오류를 아무도 발견 못할 것이라고 확신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수 없이 쏟아져 나오는 논문에 과연 어느 정도의 신뢰성을 가질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학술논문에 흔히 나타나는‘난해성’에 대해 새로운 인식과 통찰을 요한다  하겠다.

  또 하나의 논문
  그 후 6년이 지난 몇달 전 발생한 유사한 사건은 위의 물리학자의 행태에 대한 일종의 보복행위로 보이기도 한다. 문제의 인물들은 프랑스 TV에서 과학부 기자로 활약하는 쌍둥이 형제들이었다. 소련 귀족가문 출신인 이들은 스스로 자신있게 ‘나는 천재’ 라고 할 정도로 특출한 인물들이다. 세 살 때 피아노를 치고 여섯 살에 자동차 운전을 했으며, 14세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16세에는 비행사 자격증을 얻어냈다고 한다. 그간  저술가로서도 활약했다.  전공자가 아닌 이들이 발표한 논문은 이론물리학분야의 논문이다. 더욱 웃음거리가 된 것은 이들 형제가 이번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더욱 철저히 지도하고 심사해야 하는 학위 지도교수나 심사의원도 이 논문의 허구성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이들이 다룬 문제는 소위 ‘선 이론(String theory)’이다. ‘우주탄생 이전의 시간’에 대한 수학적 서술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추상인지 공상과학인지 알 수 없는 영역에 대한 도전임에 틀림없다. 우주생성을 다루는 이 이론은 실험적으로 검증이 불가능하므로 수학과 논리에만 근거한 이론이다. 논리에서 도출해낸 이론이 현실세계와 일치하는가를 확인한다. 여기서는 물리학이 순수 정신과학과 같은 선상에 있으며, 각종 개념과 용어는 연구자 자신들조차 혼돈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 분야는 학문에 대한 수용성이  감소하고 연구비 조달이 어려워지며 전공희망자도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사이비 학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이론물리학이 아이러니한 학문이라는 주장에 대한 훌륭한 본보기를 남겨준 셈이다.  [유럽리포트*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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