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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개발자로 살아남는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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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89회 작성일 21-01-0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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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주변에서 개발자가 되는 방법을 묻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아무래도 비대면 사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다보니 위기감을 느껴 커리어 전환이나 새로운 도전을 고민하는 듯하다. 비전공자로 이쪽 업계에 들어온 입장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지 않았어도 도전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IT 업계는 여러 분야에서 계속 산업이 성장하며 많은 기회가 열려 있다. 그러나 착각은 금물이다. 도전은 쉽지만, 개발자로 살아남는 일은 어렵다.

처음 이 업계에 들어올 때 관계자들이 묻는 것 중 하나는 개발이 좋냐는 것이었다. 나는 이 질문이 싫었다. 일을 어떻게 좋아만 할 수 있는가. 돈을 번다는 책임감이 더 큰 것 아닌가. 그러나 지금은 납득이 간다. 좋아하지 않으면 꾸준히 노력하기가 어렵다. 하물며, 개발자로서 돈을 번다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끝나지 않는다. 개발을 잘할 수 있는가? 이 물음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잘하는 개발자란 무엇일까. 짧은 경력을 지닌 내 입장에서 쉽게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잘하는 개발자가 되기 위해선 출신과는 상관없이 요구되는 것들이 있다. 전공자 못지않은 탄탄한 기초 지식, 다양한 문제 상황을 작은 단위로 쪼개는 사고력, 논리적으로 문제를 풀고 확실한 근거를 찾아내는 성실함, 간단한 문제라도 정확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집착, 새로운 기술을 탐색하는 부지런함, 자신의 단점과 타인의 장점을 소통할 수 있는 겸손함,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토론할 수 있는 의사소통 능력, 나의 지식을 나누고 타인에게 배우고자 하는 발전적인 자세까지. 대학에서 지식을 익힌 전공자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하나같이 소홀히 할 수 없는 역량들이다.

전공자들을 포함해, 다행히도 처음부터 잘하는 개발자는 별로 없다. 나 역시 실무를 몇 년간 겪으면서도 저 중에 단 한 가지도 제대로 완성하지 못했으며, 수많은 책과 강의 속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심지어 공부를 하다보면 배우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고,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 앞에서 절망감을 느낀다. 노력한다고 가능할까 싶은 불안감이 시시때때로 찾아오고, 개발을 좋아하고 잘할 수 있다는 생각에도 의구심이 든다. 이 모든 혼란함을 견디고 앞으로 나아가야만 비로소 한 사람의 개발자로 살아갈 수 있다.

개발과 관련해서 나의 멘토는 내가 개발자로 전향하는 것을 수차례 말렸다. 바깥에서 보기와는 다르게 무척 혹독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개발자는 되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라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라는 말은 여전히 마음에 깊이 박혀 있다. 처음 공부를 하고 도전할 때는 이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첫 이직을 준비하는 과정을 겪으며 이제야 그 말의 의미가 조금 느껴지기 시작한다.

물론 모든 개발자가 탁월할 수는 없다. 각자의 영역에서 맡는 역할이 있으며, 성장하는 업계인 만큼 최고가 되지 않더라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속에서 계속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깥에서 보기에 좋아 보였던 장점들, 이를테면 국내외를 오갈 수 있는 근무 환경, 고소득, 기술직으로서의 안정성과 같은 것들은 대부분 탁월한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발전하지 않는다면 늘 잦은 야근과 과로 속에서 갈려나가며, 초조함과 불안에 휩싸이다 빠르게 도태되는 현실이 도사리고 있다. 후배들은 더욱 빨리 당신의 자리를 위협할 것이며, 장점으로 보였던 실력 중심의 가치는 칼날이 되어 돌아온다.

여기까지 읽은 분들은 ‘우리도 그런데?’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렇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직종이 아니라 열정을 쏟을 수 있느냐의 여부일 것이다. 개발은 새롭게 도전하는 이들을 차별하지 않는 대신 출신에 상관없이 평등하게 가혹한 길이다. 다만, 꾸준히 열정을 바쳐 이겨낼 수 있다면 개발자는 도전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당신의 용기 있는 도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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