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독어가 쉽다고 선전하는 프랑스 교육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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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독어가 쉽다고 선전하는 프랑스 교육부장관
프랑스 문부성은 최근 학생들에게 보내는 안내서를 통해 제2 외국어로 독일어를 선택할 것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EU 지역에서 독일어 사용인구가 가장 많다는 것을 이유로 꼽았으며 높은 수준의 이웃나라 문화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라는 것. 동시에 한두 가지 구체적 이유를 들어 독일어에 대한 공포감을 덜어주고 있다. 한 마디로 독일어가 배우기 쉬운 언어라는 것이다.
첫째, 프랑스어와는 달리 쓰이는 그대로 발음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독어에도 숨은 악센트가 있다는 사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예외 없이 마지막 모음에 악센트가 오는 프랑스어에 비하면 독일어에서 악센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며 단어마다 불규칙적인 악센트의 위치를 익혀나가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 위치가 틀리면 알아듣기도 힘들뿐 아니라 매우 서투른 독일어가 된다. 한 유학생의 고백에 따르면 Berlin이나 Universitaet의 발음을 독일인이 알아듣게 할 수 있기까지 상당한 고통이 있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조립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단어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복합어로 구성된 단어가 많다는 점은 확실히 독일어의 편리한 점이다. 예로‘집 입구’라고 할 때 영어나 프랑스어의 of나 de를 사용하지 않고 Haus와 Eingang을 합쳐 한 개의 새 단어를 구성한다.
그런데 복합단어의 편리한 장점은 여기서 그친다. 반면에 복합단어와 유사한 수없이 많은 전철(Praefix)인 ab, an, auf, ver 등으로 인해 파생되는 섬세한 의미의 차이와 변화가 얼마나 괴로움을 주는가는 상상 이상이다.
외국인이 곤욕을 치르는 또 하나의 골칫거리는 명사의 ‘성(Genus, Artikel)’이다. 모든 언어구조가 그렇듯이 논리적인 근거 없이 무질서하게 남성, 여성, 중성으로 구분되어 있는 번거로운 언어이다. 한 가지 위로를 받을 일이 있다면 서부 아프리카 지역에는 5개 이상 최고 20개까지의 ‘성’ 을 갖는 언어가 있다고 한다.
전체 256개 언어 가운데‘성’이 불필요하거나 2개의 성을 가진 언어가 약 200개에 달하고, 나머지 3개(26개 언어) 이상 5개 혹은 그 이상의 성을 가진 미개 언어(?)는 50여 개 이다. 독일어는 불행히도 뒤쪽에 속하는 언어이다.
또 한 가지 불편한 독어의 특징은 주어, 동사, 목적의 순위가 뒤바뀌는 도치법이다. 이 어법은 유럽에서도 특이하다. 이 결과는 한국인이 느끼는 현지어와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프랑스 거주자는 프랑스어에 매혹되어 있는 듯하다. 프랑스어 사용을 즐기며 자부심마저 갖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 독어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 있는 독어권과는 반대의 모습이다. 독어에서는 경솔하게 말을 시작하다가 ‘성’ 을 모르는 명사가 불쑥 나타날까 두려운 나머지 미리부터 주눅이 드는 경우가 많다.
독일정부의 한 장관도 명사의 ‘성’ 때문에 곤혹을 치른 적이 있었다. 북부 독일 출신인 그는 남부 도시 뮌헨에서 연설 도중, 지역에서 사용되는 명사 단어의 성을 두 번이나 틀리게 짚었고 비서가 옆에서 도와주어 수정할 수 있었다. 독어화된 영어단어의 경우에는 독일인도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어쩌면 마음 편히 살기 위해 스스로 자기의 문법오류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태도가 실제적 해결책이 될지도 모른다.
그 밖에도 복잡한 격변화를 의식하며 독어를 사용해야 하는 혼란스러움을 예로 들어 본다. (부정관사 ein 과 명사의 변화가 다양한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 ‘나는 독일인이다’
–여성, 남성 : Ich bin eine Deutsche, bin ein Deutscher
∎ ‘독일인과 함께’
: mit einer Deutschen, mit einem Deutschen
∎ ‘독일인에게’
: an eine Deutsche, an einen Deutschen, an die Deutschen
∎ ‘독일인 때문에’
: wegen einer Deutschen, wegen eines Deutschen
[2008년]
프랑스 문부성은 최근 학생들에게 보내는 안내서를 통해 제2 외국어로 독일어를 선택할 것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EU 지역에서 독일어 사용인구가 가장 많다는 것을 이유로 꼽았으며 높은 수준의 이웃나라 문화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라는 것. 동시에 한두 가지 구체적 이유를 들어 독일어에 대한 공포감을 덜어주고 있다. 한 마디로 독일어가 배우기 쉬운 언어라는 것이다.
첫째, 프랑스어와는 달리 쓰이는 그대로 발음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독어에도 숨은 악센트가 있다는 사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예외 없이 마지막 모음에 악센트가 오는 프랑스어에 비하면 독일어에서 악센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며 단어마다 불규칙적인 악센트의 위치를 익혀나가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 위치가 틀리면 알아듣기도 힘들뿐 아니라 매우 서투른 독일어가 된다. 한 유학생의 고백에 따르면 Berlin이나 Universitaet의 발음을 독일인이 알아듣게 할 수 있기까지 상당한 고통이 있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조립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단어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복합어로 구성된 단어가 많다는 점은 확실히 독일어의 편리한 점이다. 예로‘집 입구’라고 할 때 영어나 프랑스어의 of나 de를 사용하지 않고 Haus와 Eingang을 합쳐 한 개의 새 단어를 구성한다.
그런데 복합단어의 편리한 장점은 여기서 그친다. 반면에 복합단어와 유사한 수없이 많은 전철(Praefix)인 ab, an, auf, ver 등으로 인해 파생되는 섬세한 의미의 차이와 변화가 얼마나 괴로움을 주는가는 상상 이상이다.
외국인이 곤욕을 치르는 또 하나의 골칫거리는 명사의 ‘성(Genus, Artikel)’이다. 모든 언어구조가 그렇듯이 논리적인 근거 없이 무질서하게 남성, 여성, 중성으로 구분되어 있는 번거로운 언어이다. 한 가지 위로를 받을 일이 있다면 서부 아프리카 지역에는 5개 이상 최고 20개까지의 ‘성’ 을 갖는 언어가 있다고 한다.
전체 256개 언어 가운데‘성’이 불필요하거나 2개의 성을 가진 언어가 약 200개에 달하고, 나머지 3개(26개 언어) 이상 5개 혹은 그 이상의 성을 가진 미개 언어(?)는 50여 개 이다. 독일어는 불행히도 뒤쪽에 속하는 언어이다.
또 한 가지 불편한 독어의 특징은 주어, 동사, 목적의 순위가 뒤바뀌는 도치법이다. 이 어법은 유럽에서도 특이하다. 이 결과는 한국인이 느끼는 현지어와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프랑스 거주자는 프랑스어에 매혹되어 있는 듯하다. 프랑스어 사용을 즐기며 자부심마저 갖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 독어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 있는 독어권과는 반대의 모습이다. 독어에서는 경솔하게 말을 시작하다가 ‘성’ 을 모르는 명사가 불쑥 나타날까 두려운 나머지 미리부터 주눅이 드는 경우가 많다.
독일정부의 한 장관도 명사의 ‘성’ 때문에 곤혹을 치른 적이 있었다. 북부 독일 출신인 그는 남부 도시 뮌헨에서 연설 도중, 지역에서 사용되는 명사 단어의 성을 두 번이나 틀리게 짚었고 비서가 옆에서 도와주어 수정할 수 있었다. 독어화된 영어단어의 경우에는 독일인도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어쩌면 마음 편히 살기 위해 스스로 자기의 문법오류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태도가 실제적 해결책이 될지도 모른다.
그 밖에도 복잡한 격변화를 의식하며 독어를 사용해야 하는 혼란스러움을 예로 들어 본다. (부정관사 ein 과 명사의 변화가 다양한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 ‘나는 독일인이다’
–여성, 남성 : Ich bin eine Deutsche, bin ein Deutscher
∎ ‘독일인과 함께’
: mit einer Deutschen, mit einem Deutschen
∎ ‘독일인에게’
: an eine Deutsche, an einen Deutschen, an die Deutschen
∎ ‘독일인 때문에’
: wegen einer Deutschen, wegen eines Deutschen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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