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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와 기타 1

7. ‘Mademoiselle’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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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30회 작성일 21-06-08 02:21

본문

7. ‘Mademoiselle’의 운명

  여권운동주의자가 가장 혐오 하는 단어가 여성의 결혼여부를 나타내는 표현이다. 개인적인 사생활 환경을 보호한다는 데  의미를 두는 것이다.
  영어에서 Miss와 Mrs.의 중간 위치인 Ms가 일상화되기  시작한 것은 20여 년 전부터였다. 그에 비하면 독일 여성의  권리 주장이 훨씬 앞장선 셈이다. 고지식하고 철저한 성격으로 더욱 완벽하게 처리해 나가 독일의 ‘Fraeulein(프로일라인)’ 은 이미 1972년에 공문서에서 삭제되었다.
  유독 프랑스에서만은 아직까지도 Mademoiselle(Mlle; Miss)이 변함없이 사랑을 받고 있다. 일반 직장이나 관청 등 사회 전반에서 사용되고 있는 Madame은 기혼여성, 이혼여성 혹은 미망인에 대한 칭호이다.
  여권주의자는 수십 년 전부터 ‘Mademoiselle 철폐운동’ 을 펴고 있지만 프랑스에서는 전통을 바꾼다는 것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최근에 와서 다시 일부 정치계에서‘마담과 마드무와젤을 구분한다는 것은 사생활에 대한 침범’이라며 이를 문제시하고 나왔다. 미혼녀를 표기하려면 미혼남도 별도 호칭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며 이 정도가 남녀평등의 기본이 아니냐는 것이다.
  마드무와젤을 유지하려는 측에서는 이 단어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르네상스 이후부터 이 단어는 특히 높은 지위에 있는 부인을 칭하는 단어였다. 그 후에는 모든 귀족부인에게 마드무와젤이라 불렀다. 17세기 후기가 되어서야 기혼, 미혼을 구분하여 마담, 마드무와젤이 구분되었다.
  프랑스 혁명 시에는 칭호를 모두 없애고 남성, 여성을 ‘시민’이라고만 칭했다. Citoyens citoyennes였다. 그러나 혁명이나 여권주의 등 오랜 변화에도 현대에 이르기까지 마드무와젤을 몰아낼 수는 없었다.
  그러나 역으로 자신이 마드무와젤 임을 강조하는 여성도  있었다. 나는 한 남성의 귀속물이 아님을 과시하는 공격적이고 도전적인 의미가 있다.
  한 가지 상황을 복잡하게 하는 것은 이 단어의 용법이 상황에 따라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관공서의 마드무와젤은 연령과 무관하게 미혼녀 전반이지만 일상 시민사회에서는 나이 25~28정도의 여성에 제한한다. 또 마담은 기혼, 이혼 혹은  과부인 여성이다. 그러니까 ‘아직 젊게 보인다’ 고 자부하는  여성에게 마담이라고 했다면 이는 우리말에서 ‘아줌마’ 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프랑스혁명 전까지는 임금님의 형제나 삼촌의 딸은 마드무아젤이라는 호칭이 허용되었다. 또 귀족의 부인이면 결혼여부와 무관하게 Demoiselle이라 불렀다.
  이제 프랑스혁명이 200여 년이 지나도록 공공기관의 서류에는 남녀로 구별하는 게 아니라 남성, 기혼 여성, 그리고 마드무와젤로 갈라놓고 있는 것이다.
  40년 전 정계에서 이 용법이 불법이라는 주장이 있었으나 프랑스는 역시 전통의식이 더 강했다. 게다가 여성에 대한  예절의 문제였다.
  그런데 최근 여권운동가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변천된 것이 뉴욕 호텔에서 성추문으로 체포되었던 전 IMF 회장  칸의 사건이 터지면서이다.
  마드무와젤 폐지 주장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직장에서도 여성에 대해 이름으로만 부르는 습관이 번져가고 있고 고등학교 교재에서도 성의 정체성을 놓고 작은 문화전쟁이 벌어질 정도에 달했다.
  프랑스는 어떤 다른 나라보다도 모국어에 대해 강력한  사랑과 자부심을 품고 있는 민족이란 것이 변화가 느린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화가 한창이던 90년대 중반 프랑스 정부는 공공부문에서뿐 아니라 언론, 광고나 과학자들의 논문에서도 프랑스어  사용을 의무화한 적이 있었다.
  프랑스에서 언어에 관한 모든 사항은 300여 년 역사를 가진‘프랑스 아카데미’ 관할 하에 있다.
  그러나 이제 역사적인 변화가 닥치면서 매력적인 프랑스  단어 하나가 사라질 날이 멀지 않았다.  [유럽리포트*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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