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이웃사촌간에 벌어진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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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이웃사촌간에 벌어진 해프닝
독일인이 일자리를 찾아 스위스로 이민을 떠나기 시작한 것이 10여 년 전의 일이었다. 독일통일이 된지 5-6년이 지났을 때 동독지방과 서독지역의 실업률은 각기 20%와 11%를넘었었다. 바로 지난 10월 실업률 5.8%와 9.5%에 비하면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이때 독일인이 일자리를 찾아 택한 나라가 스위스였다. 더욱이 동독인들로서는 처음으로 자유스럽게 서방세계에서 돈을 벌어 본다는 흥분감이 컸다. 요식업, 호텔업, 건설업계에는 동독출신이 그리고 서독에서는 의사, 대학교수 등 고급인력이 스위스로 향했다. 독일과 스위스는 이웃 사촌간이다. 스위스는 독일인이 즐기는 휴가지로서 두 나라 국민은 자주 접촉을 갖고 있던 셈이다. 그러나 이 관계란 어디까지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인과 고객 간에 교감을 누린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두 나라 국민이 같은 직장, 같은 국가 테두리 내에서 어울려 생활해야 했다. 일상생활에서 부닥치면서 갈등의 소지가 분출되기 시작했다. 우선 스위스인에게 독일 고급인력은 직장을 얻고 집을 구하는 데서 경쟁자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요즘 독일경기가 회복되면서 상당수의 독일인들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이는 외국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단지 놀라운 것은 고향을 되찾는 독일인들이 스위스생활과 스위스인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품고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 어떤 민족 간에도 이런 전례는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생활조건이라든가 혹은 고향생각이 귀국의 동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증오심으로 이어지는 데는 어떤 배경이 작용한 것이다. 도대체 그 원인은 무엇인가? 우선 스위스인은 독일인이 거만하다고 비난한다. 또한 독일인의 언어와 행동이 직선적인 것에 대해 스위스인은 불손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독일인들은 자신이 가장 예의 바르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스위스인이 보기에는 우선 일상적인 말투부터 즉 사용하는 단어선택이나 목소리부터 그리고 생활방식이 자신들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독일인의 밀고 나가는 식의 경쟁방법 역시 스위스에서는 낯설다. 또 독일인은 큰 소리로 떠든다고 한다. 게다가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만큼 너무 직설적이다. 또 어떤 문제이든 아는 척해야 속이 풀린다. 반대로 독일인이 스위스인을 평하는 시각 역시 작은 관습 즉 문화적 차이에서 나타나는 지극히 일상적인 행태에서 연유되는 사안이다. 스위스인은 항시 거리감을 두고 대하며 마음을 닫고 지낸다. 따라서 서로 가까워지기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독일인들은 스위스인과 독일이 같은 민족이라고 생각하지만 스위스인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오히려 서로 역사와 문화가 다르다는 데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언어 역시 다르며 대인관계 역시 완연히 다르다 위에 소개한 스위스인의 특징적인 성격을 보면 이것이 바로 ‘본태적인 독일인 소유의 특성’ 이라고 생각된다. 단지 스위스인은 독일인보다 더욱 뿌리깊은 독일적인 의식을 지닌 국민이라는 것이다. 독일어에 ‘독일인보다 더 독일적’ 이라는(deutscher als die Deutschen) 어구는 바로 스위스인을 두고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면서 독일인들은 이 원초적인 독일인의 특성을 참지 못한다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두 민족 간의 핵심적인 차이점이 있다면 스위스인은 그들의 언어가 문화발전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 일상적인 생활용어라는 점이다. 여기서 표면화되는 것이 언어로 인해 얽혀있는 스위스인과 독일어의 관계다. 즉 스위스어는 스위스 고유의 언어로 보며 오히려 독일어를 ‘외국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므로 유치원에서는 이 스위스 방언을 모국어로 배우며 독일어는 초등학교에서부터 학습하기 시작하는 외국어에 속한다. 그러면서도 스위스인은 독일어에 능숙하지 못하다는 데 대한 열등의식에 빠져 있다. 학술서적이나 문학작품은 외국어인 독일어로 집필되어 있다는 사실을 그 원인으로 볼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 열등의식의 원인이 되는 독일인과의 관계는 분출구를 찾을 수 없는 딜레마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열등의식’ 은 다른 양태로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스위스인은 외국에서 자기들끼리 대담을 하다가 타인이 접근하면 즉시 영어로 대화를 이어간다. 이 성격은 독일인에게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나타나는데 즉 독일인들은 외국어 사용을 매우 즐기는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자기 모국어를 고집하는 프랑스인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유럽리포트*2013]
독일인이 일자리를 찾아 스위스로 이민을 떠나기 시작한 것이 10여 년 전의 일이었다. 독일통일이 된지 5-6년이 지났을 때 동독지방과 서독지역의 실업률은 각기 20%와 11%를넘었었다. 바로 지난 10월 실업률 5.8%와 9.5%에 비하면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이때 독일인이 일자리를 찾아 택한 나라가 스위스였다. 더욱이 동독인들로서는 처음으로 자유스럽게 서방세계에서 돈을 벌어 본다는 흥분감이 컸다. 요식업, 호텔업, 건설업계에는 동독출신이 그리고 서독에서는 의사, 대학교수 등 고급인력이 스위스로 향했다. 독일과 스위스는 이웃 사촌간이다. 스위스는 독일인이 즐기는 휴가지로서 두 나라 국민은 자주 접촉을 갖고 있던 셈이다. 그러나 이 관계란 어디까지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인과 고객 간에 교감을 누린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두 나라 국민이 같은 직장, 같은 국가 테두리 내에서 어울려 생활해야 했다. 일상생활에서 부닥치면서 갈등의 소지가 분출되기 시작했다. 우선 스위스인에게 독일 고급인력은 직장을 얻고 집을 구하는 데서 경쟁자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요즘 독일경기가 회복되면서 상당수의 독일인들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이는 외국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단지 놀라운 것은 고향을 되찾는 독일인들이 스위스생활과 스위스인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품고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 어떤 민족 간에도 이런 전례는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생활조건이라든가 혹은 고향생각이 귀국의 동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증오심으로 이어지는 데는 어떤 배경이 작용한 것이다. 도대체 그 원인은 무엇인가? 우선 스위스인은 독일인이 거만하다고 비난한다. 또한 독일인의 언어와 행동이 직선적인 것에 대해 스위스인은 불손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독일인들은 자신이 가장 예의 바르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스위스인이 보기에는 우선 일상적인 말투부터 즉 사용하는 단어선택이나 목소리부터 그리고 생활방식이 자신들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독일인의 밀고 나가는 식의 경쟁방법 역시 스위스에서는 낯설다. 또 독일인은 큰 소리로 떠든다고 한다. 게다가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만큼 너무 직설적이다. 또 어떤 문제이든 아는 척해야 속이 풀린다. 반대로 독일인이 스위스인을 평하는 시각 역시 작은 관습 즉 문화적 차이에서 나타나는 지극히 일상적인 행태에서 연유되는 사안이다. 스위스인은 항시 거리감을 두고 대하며 마음을 닫고 지낸다. 따라서 서로 가까워지기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독일인들은 스위스인과 독일이 같은 민족이라고 생각하지만 스위스인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오히려 서로 역사와 문화가 다르다는 데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언어 역시 다르며 대인관계 역시 완연히 다르다 위에 소개한 스위스인의 특징적인 성격을 보면 이것이 바로 ‘본태적인 독일인 소유의 특성’ 이라고 생각된다. 단지 스위스인은 독일인보다 더욱 뿌리깊은 독일적인 의식을 지닌 국민이라는 것이다. 독일어에 ‘독일인보다 더 독일적’ 이라는(deutscher als die Deutschen) 어구는 바로 스위스인을 두고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면서 독일인들은 이 원초적인 독일인의 특성을 참지 못한다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두 민족 간의 핵심적인 차이점이 있다면 스위스인은 그들의 언어가 문화발전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 일상적인 생활용어라는 점이다. 여기서 표면화되는 것이 언어로 인해 얽혀있는 스위스인과 독일어의 관계다. 즉 스위스어는 스위스 고유의 언어로 보며 오히려 독일어를 ‘외국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므로 유치원에서는 이 스위스 방언을 모국어로 배우며 독일어는 초등학교에서부터 학습하기 시작하는 외국어에 속한다. 그러면서도 스위스인은 독일어에 능숙하지 못하다는 데 대한 열등의식에 빠져 있다. 학술서적이나 문학작품은 외국어인 독일어로 집필되어 있다는 사실을 그 원인으로 볼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 열등의식의 원인이 되는 독일인과의 관계는 분출구를 찾을 수 없는 딜레마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열등의식’ 은 다른 양태로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스위스인은 외국에서 자기들끼리 대담을 하다가 타인이 접근하면 즉시 영어로 대화를 이어간다. 이 성격은 독일인에게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나타나는데 즉 독일인들은 외국어 사용을 매우 즐기는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자기 모국어를 고집하는 프랑스인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유럽리포트*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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