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독일의 애국논쟁(Patriotismus-Deba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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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독일의 애국논쟁(Patriotismus-Debatte)
일반적으로 유럽인이나 미국인에게 ‘자기 조국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거의 누구나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답변할 것이다.
독일인의 경우만은 예외적이다. 여당인 기민당(CDU) 총무의 말 ‘Ich bin stolz, ein Deutscher zu sein.(나는 독일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때문에 독일에는 한바탕 ‘애국논쟁’이 벌어졌다. 그 출발점은 이 발언내용에 대해 개인적으로 모욕적인 발언을 아끼지 않으며 거센 반발을 보인 녹색당 출신 환경부장관 Trittin이었다. 그는 기민당 총무는 스킨헤드의 정신 상태를 가졌다. 외모만 그런 것이 아니다. 독일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했는데 이는 이 나라의 인종주의자 깡패집단에서나 볼 수 있는 정신적인 저공비행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Er hat die Mentalitaet eines Skinheads und nicht nur das Aussehen. Das ist so eine Flachheit, der geistige Tiefflug, der jeden rassistischen Schlaeger in dieser Republik auszeichnet). 스킨헤드는 삭발족. 즉 머리 위에 아무것도 없듯이 마찬가지로 머릿속에도 든 것이 없다는 것이 스킨헤드의 정확한 정의(Definition)이다.
트리틴의 표현이 외모까지 들먹여 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계기로 또다시 애국, 민족적 자긍심(Nationalstolz)등의 문제가 쟁점화 되며 광범위한 사회적 토론이 벌어졌다. 독일 정계에서는 원래 자신을 나치와 비교한다는 것은 가장 큰 모욕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트리틴의 논평에 대해 수긍할 점이 있다는 것은 실제로 ‘독일인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표어는 나치들이 즐겨 쓰는 표어이기 때문이다.
이때는 마침 피셔 외무장관 사건이 채 아물기도 전이라 트리틴 장관에게도 사퇴를 요구하는 야당의 소리가 만만치 않았다.
독일인 30%만이 민족적 자부심 가져
독일인의 민족적 자부심은 나치 정신상태와 동일시해야 하는 것일까? 다른 유럽국가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독일에 대해서는 독일인은 누구나 혐오해야 할 이유가 없다. 독일의 법치국가제도, 헌법, 확고하게 다져진 민주주의제도 등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뿐 아니라 수없이 많은 더 작은 문제에 대해서도 자랑스러워 할 수 있다. 통일을 이룬 성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이제 겨우 한 세대가 지난, 2차 대전까지의 과거를 잊지 않으려는 청산작업이 역사의식에서 단절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논쟁에 라우 대통령도 참여했다. 그의 해석은 독특했다. 그는 ‘우리가 독일인이라는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하거나 감사하게 생각할 수는 있어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부심이란 나 스스로가 성취한 것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라는 해석을 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기민당에서는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적격자가 못 된다.’ 면서 반론을 가했지만 라우 대통령은 항시 국가를 사랑하는 시민으로서 민족주의에 치우치지 않는 정치가이다.
자신이 태어난 고향에 대해 누구나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향과 조국을 사랑하며 잊지 못한다. 그러나 사랑과 자부심이라는 두 감정은 역시 서로 다른 근원에서 싹트는 감정일 것이다. 내가 이 나라에 태어난 것은 나의 자의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다. 나의 의사와 무관하게 나의 노력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은 대상에 대해 내가 자부심을 가질 수는 없다.
이런 점에서 ‘어떤 대상을 사랑하면서도 자부심은 거부할 수 있다’는 라우 대통령의 논평에 대해 더 가깝게 느껴진다.
독일 언론은 이번 논쟁을 계기로 성인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를 보면 자부심을 느낀다고 답을 한 시민은 전체의30% -연령이 높을수록 비율이 높다. 60세 이상은 45%, 29세까지는 8%- 이다. 독일인이라는데 대해 기쁘게 생각하지만 자부심은 느끼지 않는다는 층이 40% -전체적으로 가장 많은 비율이다. 독일인이라는 게 알려지면 불쾌하다는 층이 24세까지 9%- 기타 연령층은 2%, 그 외 시민은 이 문제에 ‘관심 없다’라고 답변했다. [유럽리포트*2000년]
일반적으로 유럽인이나 미국인에게 ‘자기 조국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거의 누구나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답변할 것이다.
독일인의 경우만은 예외적이다. 여당인 기민당(CDU) 총무의 말 ‘Ich bin stolz, ein Deutscher zu sein.(나는 독일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때문에 독일에는 한바탕 ‘애국논쟁’이 벌어졌다. 그 출발점은 이 발언내용에 대해 개인적으로 모욕적인 발언을 아끼지 않으며 거센 반발을 보인 녹색당 출신 환경부장관 Trittin이었다. 그는 기민당 총무는 스킨헤드의 정신 상태를 가졌다. 외모만 그런 것이 아니다. 독일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했는데 이는 이 나라의 인종주의자 깡패집단에서나 볼 수 있는 정신적인 저공비행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Er hat die Mentalitaet eines Skinheads und nicht nur das Aussehen. Das ist so eine Flachheit, der geistige Tiefflug, der jeden rassistischen Schlaeger in dieser Republik auszeichnet). 스킨헤드는 삭발족. 즉 머리 위에 아무것도 없듯이 마찬가지로 머릿속에도 든 것이 없다는 것이 스킨헤드의 정확한 정의(Definition)이다.
트리틴의 표현이 외모까지 들먹여 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계기로 또다시 애국, 민족적 자긍심(Nationalstolz)등의 문제가 쟁점화 되며 광범위한 사회적 토론이 벌어졌다. 독일 정계에서는 원래 자신을 나치와 비교한다는 것은 가장 큰 모욕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트리틴의 논평에 대해 수긍할 점이 있다는 것은 실제로 ‘독일인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표어는 나치들이 즐겨 쓰는 표어이기 때문이다.
이때는 마침 피셔 외무장관 사건이 채 아물기도 전이라 트리틴 장관에게도 사퇴를 요구하는 야당의 소리가 만만치 않았다.
독일인 30%만이 민족적 자부심 가져
독일인의 민족적 자부심은 나치 정신상태와 동일시해야 하는 것일까? 다른 유럽국가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독일에 대해서는 독일인은 누구나 혐오해야 할 이유가 없다. 독일의 법치국가제도, 헌법, 확고하게 다져진 민주주의제도 등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뿐 아니라 수없이 많은 더 작은 문제에 대해서도 자랑스러워 할 수 있다. 통일을 이룬 성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이제 겨우 한 세대가 지난, 2차 대전까지의 과거를 잊지 않으려는 청산작업이 역사의식에서 단절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논쟁에 라우 대통령도 참여했다. 그의 해석은 독특했다. 그는 ‘우리가 독일인이라는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하거나 감사하게 생각할 수는 있어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부심이란 나 스스로가 성취한 것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라는 해석을 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기민당에서는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적격자가 못 된다.’ 면서 반론을 가했지만 라우 대통령은 항시 국가를 사랑하는 시민으로서 민족주의에 치우치지 않는 정치가이다.
자신이 태어난 고향에 대해 누구나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향과 조국을 사랑하며 잊지 못한다. 그러나 사랑과 자부심이라는 두 감정은 역시 서로 다른 근원에서 싹트는 감정일 것이다. 내가 이 나라에 태어난 것은 나의 자의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다. 나의 의사와 무관하게 나의 노력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은 대상에 대해 내가 자부심을 가질 수는 없다.
이런 점에서 ‘어떤 대상을 사랑하면서도 자부심은 거부할 수 있다’는 라우 대통령의 논평에 대해 더 가깝게 느껴진다.
독일 언론은 이번 논쟁을 계기로 성인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를 보면 자부심을 느낀다고 답을 한 시민은 전체의30% -연령이 높을수록 비율이 높다. 60세 이상은 45%, 29세까지는 8%- 이다. 독일인이라는데 대해 기쁘게 생각하지만 자부심은 느끼지 않는다는 층이 40% -전체적으로 가장 많은 비율이다. 독일인이라는 게 알려지면 불쾌하다는 층이 24세까지 9%- 기타 연령층은 2%, 그 외 시민은 이 문제에 ‘관심 없다’라고 답변했다. [유럽리포트*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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