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의리 지키는 일본의 QE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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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7 최혁배 편역 (국제변호사)
할로윈 데이인 10월 31일, 일본은행은 옌을 증발하여 일본 국채를 매입하는 QE의 확대를 발표했다. 일은은 지금까지의 QE로 년간 50조 옌의 일본 국채를 매입하던 것을 80조 옌으로 확대한다. 이것은 일본 정부가 년간 신규 발행하는 국채 총액과 거의 같다. 일본은 금후, 재무성 발행 국채 모두를 일은이 인수하는 자가소비의 나라가 된다. 지금까지 국채의 큰손 구입자였던 공적 연기금(연금 적립금 관리운용법인)은 국채구입은 일은에 맡기고 그만큼의 돈을 국내외의 주식, 해외의 채권의 매입을 증대시킨다. 그 매입 증가의 기대 때문에 일본, 미국 등의 주가가 급등했다. 세계 각국의 연금기금은 최근, 금융시장의 버블 붕괴를 염려하여 리스크 회피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가운데, 일본의 공적 연금만은 역방향으로 주식, 채권의 매입 증가로 리스크를 확대하고 있다.
(Japan Mega-Pension Shifts to Stocks, WSJ, 10.31. 2014)
일은이 QE 확대를 발표하기 2일 전,미 연방은행이 QE를 중단했다. 연방은행은 QE로 7월에 350억 달러, 8월에 250억 달러, 9월에 150억 달러를 증발하여 국채를 매입한 후 10월에는 증발을 멈추었다. 한편 일은은 QE 확대로 금후, 연 30조 옌을 증발하는데, 이 액수는 달러로 환산하면 200억 달러가 넘는다. 미 연방은행의 최후의 QE 수준을 그대로 일은이 이어받은 듯하다. 연방은행의 QE는 달러로, 일은은 옌이라는 통화의 차이는 있으나 외환 시세도 사실상 미.일 당국이 관리하고 있고 당국으로서는 외환문제는 없다. 미국의QE를 일본이 이어받았다고 말할 수 있다.
일은의 QE 확대에 관하여 구미에서는 비판적으로 보는 분석이 눈에 띈다. 분석 기사 모음 사이트 제로 헤지(Zero Hedge)는 “일본의 QE는 말기환자에게 투여하는 모르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할로윈 데이에 일본이 자살했다”고 쓰고 QE를 “아베노믹스가 아닌 “반자이노믹스”라고 부르는 기사도 있다. (Japan: QE As Morphine For A Terminal Patient, Zero Hedge, 11.1, 2014)
“반자이(만세)”라는 말은 2차대전 중 일본의 카미가제 특공대원이 자폭의 순간 외치는 말로 미국에 알려져 있다. 이 기사는 또한 지금껏 일은의 QE를 찬양해온 골드만 삭스가 지금의 QE나 아베노믹스 전체를 “실패가 거의 확실한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Goldman on BOJ’s Banzainomics: “We Highlight The Potential For Harsh Criticism of Further Cost-Push Inflation” Zero Hedge, 10.31.2014)
골드만의 일본에 대한 평가 전환에 관하여 소개한 제로 헤지의 다른 기사는 일본이 1970-80년대에 세계의 절찬을 받았던 소니의 트리니트론 칼러 TV, 워크맨 등은 이미 과거의 것이고 최근에는 값싸고 품질 좋은 상품을 만드는 한국에 대적할 수 없다고 쓰고 있다. (Why Abenomics Failed: There Was A “Blind Spot From The Outset”, Goldman Apologizes, Zero Hedge 10.18. 2014)
일본을 싫어하는 한국에서는 아베노믹스가 실패하는 듯한 것을 기뻐하며, 한국의 싱크탱크는 아베노믹스의 실패로 일본경제가 줄곳 1%의 성장을 하는 반면 한국경제가 호조로 쭉 4.5% 이상의 성장을 계속하는 경우, 구매력 평가로 측정한 1인당 GDP가 2020년에는 한국이 일본을 능가한다고 호언하고 있다. (Abenomics’ Failure Will Let Korea Beat Japan in Per Capita GDP by 2020, Business Korea, 11.10. 2014)
일은의 구로다 총재가 10월말 QE의 확대를 발표하기 2주전, 일은의 하야카와 전 이사는 “(그다지 의미없는) 2% 인플레율의 목표를 끝까지 추구하지 말고 시장이 반란을 일으키기 전에 구로다 총재가 승리를 선언, QE를 중단하고 승자 후퇴를 하는 편이 좋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구로다가 했던 것은 승자 후퇴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미 연방은행이 위험회피를 위해 중단한 QE를 일본이 이어받는, 타인 리스크를 추가로 짊어지는 행위였다. (Hyperinflation Does’nt Scare Kuroda But Ex-BoJ Chief Says “Quit While You’re Ahead”, Zero Hedge, 10.16. 2014)
블룸버그 통신은 “세계최대의 재정적자국 일본에서 신규발행 국채(적자)의 전부를 중앙은행이 사들이는 새로운 사태에 우려한다”고 쓰고, “일은이 QE로써발행 국채의 절반을 보유하게 되는 2018년까지 일본의 문제(디플레)를 해결할 수 없는 경우, 일본은 실패국가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인플레가 격심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논평을 싣고 있다. (BoJ Stands Ready to Buy Every New Bond Abe’s Government Issues, Bloomberg, 10.31. 2014)
FT는 “일본은 지금까지 경제면에서 세계의 모범이었는데 지금은 타국이 따라서는 안될 실패 사례로서 인식되고 있다” “지금껏 일본경제의 기둥이었던 수
출이 지금은 일본 GDP의 15%를 점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독일 51%, 한국 54%). 그럼에도 아베 정권은 옌저 정책으로 수출증대로써 일본경제를 향상시키는데 골몰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거의 성장할 수 없는 노인국인데 아베는 재정적자를 방치하고 있다” “소비증세도 일본경제에 커다란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Kuroda sticks to his inflationary promises, FT 11.3. 2014) ( A Weak Yen No Panacea but Shinzo Abe Needs It All The Same, FT 10.15. 2014)
일은은 QE를 확대하는 이유에 관하여, Fed의 QE를 이어받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일은은 QE 확대에 관하여는 일본경제를 디플레에서 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상품이 팔리지 않아 가격 절하가 일어나고 그것이 제조업의 임금저하, 구매력 저하, 상품 매출의 악화로 이어지는 디플레 순환이 되는 데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QE로써 옌을 증발해서 인플레 기운을 일으킴과 동시에 기업자금 조달을 쉽게 하고, 투자증가, 수요증가 호황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일은의 목표가 되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장기간에 걸친 일본 물가의 절하는 매출부진에서 오는 디플레의 표현이 아니라 생산의 국제화(저임금국가로의 생산거점 이동), IT화에 의한 생산 유통 코스트의 삭감, 무역 자유화에 의한 “가격파괴”의 결과이다. 일본기업이 생산의 국제화를 진행한 결과 일본은 수출이 GDP에서 점하는 비율이 15%가 되었다. 디플레는 나쁘지만 가격파괴는 소비자가 즐기는 선이다. 장기적 상품매출 악화는 경제가 성숙해서 많은 가계가 이미 원하는 것을 대개 매입해버린 결과이기도 하다.
최근 일본의 임금 저하가 눈에 띈다. 정사원의 고용이 감소하고 급료가 낮은 파견 사원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껏 도시 샐러리맨의 모델은 연수 500만 옌 정도의 정사원으로 55-60세의 정년까지 가정이 있고, 정년 후에는 연금으로 생활해 왔다. 그러나 금후의 일본 도시 근로자의 모델은 생애 연수 200만옌 대의 파견사원으로 생활은 빠듯하고 저축은 못하며 가정살림은 물론 없고 자칫 잘못하면 스펙 부족으로 결혼도 할 수 없으며 50세 이후는 고령으로 고용되지도 않아 저축도 없는 채로 생활 보호를 받는 노후를 보내는 인생이 된다.
일본 재정이 머지않아 파탄하면 생활보호 급부도 감소되고 다수의 사람들에게
“객사”의 염려가 늘어난다.
근년의 일본의 임금저하나 고용 축소는 디플레의 결과가 아니다. 산업의 IT화
가 진행되어 생산(블루 칼러 노동)의 자동화 뿐 아니라 사람 손에 의존하는
사무작업(화이트 칼러 노동)의 자동화가 진행, 사업 운영에 필요한 인원이 감
소하기 때문이다. 페이퍼레스화에 의하여 글쓰기, 인장 날인, 수신 발신 인명 쓰기 등의 작업도 급감했으며 금전의 거래도 전자화하고 있다. 인터넷 판매의 보급으로 다수의 소매점이 폐업했다. 고용이 계속되는 업종은 음식점, 미용원, 택배 서비스, 편의점 정도이다(그리고 대진재 이후, 국민의 불안을 부채질함을써 관청에 의존해서 번성하는 공무원들). 현금의 거래도 전산화되어 있다. 미국에서는 고용의 47%가 전산화에 의해 해고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한다. (Technology: Rise of the replicants, FT 11.3. 2014)
산업의 IT화에 의한 임금저하나 고용축소를 넘어서서 고용의 총수를 유지해 가는 것은 어렵다. 세계적으로 아직 대책이 고안되어 있지 않다. QE로 중앙은행이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여도 기업이 이미 진행한 IT화를 역행시켜 수작업으로 되돌아가서 근로자를 재고용할 수는 없다. 새로이 사람을 고용하는 신규 사업을 발굴하는 것도 용이하지 않다. QE로 찍어낸 자금을 기업에 대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직접 지급하여 소비시킨다면 소비증가와 인플레(디플레의 탈각)과 빈부격차의 시정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전국민을 고용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하다고 일찌감치 정해졌고 전국민에게 생활보호적인 돈을 지급해서 국민생활을 지키는 것 외에는 길이 없다는 “베이식 인컴(basic income)”의 설도 나오고 있다.
QE는 임금저하나 고용축소를 개선하지 않는다. 경기회복에도 도움되지 않는다. QE 가 주식이나 채권의 시세를 끌어 올려 그것이 경기회복의 상징이라고 매스컴은 장단을 맞추지만 실물경제는 개선되지 않는다. 일본에서 파산은 올해 작년의 2배의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금융에 의한 돈벌이로 소득이 급증한 큰부자 이외의 사람에게 QE는 해악이 될 뿐이다. (Gold falls, Stocks Record Highs as Japan Goes ‘Weimar’, “Here Be Dragons”, Investment Watch 10.31. 2014)
QE는 실물경제회복의 효과가 없고, 금융버블이나 빈부격차 확대 등 해악 만 큰 것을 미국의 상층부도 인정해 가고 있다. QE가 “좋은 것”에서 “나쁜 것”으로 전환해 가는 순간에 미국은 QE를 중단하고 일본은 QE를 증액했다. QE는 주식, 채권의 시세를 밀어 올린다. 지금까지 시세가 내려가는 추세라면 미 연방은이 QE로 개입하여준다고 하는 안정감이 시장에 있고 그것이 증권 시세
상승의 원천이 되어왔다. 미국이 QE를 그만 둔 후, 일본이 인계하지 않았다면 금융버블 붕괴, 특히 주가의 세계적 급락이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일본이 자멸적 QE의 확대를 발표한 것으로써 미국과 세계의 버블 붕괴를 구했던 것이 된다. 다만, 이 구제는 단기적 효과 밖에 없다. (After QE: Taking off the stabilizers, FT 10. 15. 2014)
미정부의 재정 능력이나 연은의 신용창조력은 리만 위기부터 현재까지의 금융연명책에 상당히 많이 쓰여져 여력이 얼마 없다. 다시 한번 미국의 버블이 붕괴하는 경우 구제하지 못하며 금융 시스템이 붕괴한 채로 달러나 미국채의 신용실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개 미국은 이미 “유동성의 덫”에 빠져있고 금융정책의 효력을 잃고 있다. 미국이 이제부터 금융 팽창에서 긴축으로 방향타를 바꾸는 때에, 대단히 위험한 상태로 되어간다. 이는 미국 패권의 끝을 의미 하며 중.러 등 BRICS나 여타의 비미국적인 도상국가들은 미 패권의 종말에 대비해서 무역결제의 비달러화나 정부의 금비축의 증강에 힘을 쏟고 있다. (Central bankers are caught in their own trap, FT 11.2. 2014)
일은은 01-06년에도 QE를 행하였다. QE를 세계 최초로 했던 것은 일본이다. 90년대 일본의 버블붕괴 후, 그때까지 정부의 요청을 받아 일본국채를 모두 인수하고 있던 은행이나 생명보험의 국채 매입 여력이 저하하여 달리 방도가 없게 된 일은이 국채를 매입했다. 당시 일은의 QE는 미국측으로부터 불건전 행위로 비판되었다. 그러나 리만 위기 후, 방도가 없어진 미국이 QE를 시작했다. 그리고 미국이 QE의 불건전성에 견딜 수 없게 되어가는 가운데 아베 정권이 다시 일본의 QE를 하고 있는 것이다. (“This feels like a lot like 1999, Beware the QE Bubble”, Zero Hedge 11. 1. 2014)” 일은은 금후 QE를 10년 계속할 예정이나 과연 10년이나 끌고 갈지 의문이다. 앞에서 말한 대로 일은이 QE에 의해 기발행 일본국채의 절반을 보유하게 되는 4년 후인 2018년 전후까지 일본의 인플레 율이 5% 이상 되어 제어장치가 걸리지 않게 되거나 미국의 금융붕괴가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Bank of Japan opens the floorgates, FT 11.2. 2014)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QE는 해악 뿐인 정책이라고 혹평한 후 미,일 뿐 아니라 영국, EU의 중앙 은행도 총액의 차이는 있으나 QE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선진제국의 중앙은행은 QE 이외에는 금융 시스템을 연명하는 방책이 없기때문에 미 연은은 머지않아 QE를 재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예측한다.( History will surely see QE as a major mistake, Telegraph, 11. 2. 2014)
미 연은의 QE 재개 여부가 어떠하든, QE는 장기적으로 금융 시스템의 악화, 선진국 경제의 파탄, 미 패권의 붕괴로 밖에는 이어질 수 없다. EU는 다극화의 방향으로 전환하여 살아 남을지 모르나 일본은 다분히 무리다. 2009년 관료의 방해로 무너진 하도야마의 시도가 다극화의 흐름을 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는지 모른다. 이에 대해 일본국민은 모르는 채 일본의 정부, 매스컴은 아예 외면한다.
한국 정부 당국과 기업, 은행은 일본 QE의 확대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어떻게 대처할 지 궁금하기만하다.
(完)
할로윈 데이인 10월 31일, 일본은행은 옌을 증발하여 일본 국채를 매입하는 QE의 확대를 발표했다. 일은은 지금까지의 QE로 년간 50조 옌의 일본 국채를 매입하던 것을 80조 옌으로 확대한다. 이것은 일본 정부가 년간 신규 발행하는 국채 총액과 거의 같다. 일본은 금후, 재무성 발행 국채 모두를 일은이 인수하는 자가소비의 나라가 된다. 지금까지 국채의 큰손 구입자였던 공적 연기금(연금 적립금 관리운용법인)은 국채구입은 일은에 맡기고 그만큼의 돈을 국내외의 주식, 해외의 채권의 매입을 증대시킨다. 그 매입 증가의 기대 때문에 일본, 미국 등의 주가가 급등했다. 세계 각국의 연금기금은 최근, 금융시장의 버블 붕괴를 염려하여 리스크 회피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가운데, 일본의 공적 연금만은 역방향으로 주식, 채권의 매입 증가로 리스크를 확대하고 있다.
(Japan Mega-Pension Shifts to Stocks, WSJ, 10.31. 2014)
일은이 QE 확대를 발표하기 2일 전,미 연방은행이 QE를 중단했다. 연방은행은 QE로 7월에 350억 달러, 8월에 250억 달러, 9월에 150억 달러를 증발하여 국채를 매입한 후 10월에는 증발을 멈추었다. 한편 일은은 QE 확대로 금후, 연 30조 옌을 증발하는데, 이 액수는 달러로 환산하면 200억 달러가 넘는다. 미 연방은행의 최후의 QE 수준을 그대로 일은이 이어받은 듯하다. 연방은행의 QE는 달러로, 일은은 옌이라는 통화의 차이는 있으나 외환 시세도 사실상 미.일 당국이 관리하고 있고 당국으로서는 외환문제는 없다. 미국의QE를 일본이 이어받았다고 말할 수 있다.
일은의 QE 확대에 관하여 구미에서는 비판적으로 보는 분석이 눈에 띈다. 분석 기사 모음 사이트 제로 헤지(Zero Hedge)는 “일본의 QE는 말기환자에게 투여하는 모르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할로윈 데이에 일본이 자살했다”고 쓰고 QE를 “아베노믹스가 아닌 “반자이노믹스”라고 부르는 기사도 있다. (Japan: QE As Morphine For A Terminal Patient, Zero Hedge, 11.1, 2014)
“반자이(만세)”라는 말은 2차대전 중 일본의 카미가제 특공대원이 자폭의 순간 외치는 말로 미국에 알려져 있다. 이 기사는 또한 지금껏 일은의 QE를 찬양해온 골드만 삭스가 지금의 QE나 아베노믹스 전체를 “실패가 거의 확실한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Goldman on BOJ’s Banzainomics: “We Highlight The Potential For Harsh Criticism of Further Cost-Push Inflation” Zero Hedge, 10.31.2014)
골드만의 일본에 대한 평가 전환에 관하여 소개한 제로 헤지의 다른 기사는 일본이 1970-80년대에 세계의 절찬을 받았던 소니의 트리니트론 칼러 TV, 워크맨 등은 이미 과거의 것이고 최근에는 값싸고 품질 좋은 상품을 만드는 한국에 대적할 수 없다고 쓰고 있다. (Why Abenomics Failed: There Was A “Blind Spot From The Outset”, Goldman Apologizes, Zero Hedge 10.18. 2014)
일본을 싫어하는 한국에서는 아베노믹스가 실패하는 듯한 것을 기뻐하며, 한국의 싱크탱크는 아베노믹스의 실패로 일본경제가 줄곳 1%의 성장을 하는 반면 한국경제가 호조로 쭉 4.5% 이상의 성장을 계속하는 경우, 구매력 평가로 측정한 1인당 GDP가 2020년에는 한국이 일본을 능가한다고 호언하고 있다. (Abenomics’ Failure Will Let Korea Beat Japan in Per Capita GDP by 2020, Business Korea, 11.10. 2014)
일은의 구로다 총재가 10월말 QE의 확대를 발표하기 2주전, 일은의 하야카와 전 이사는 “(그다지 의미없는) 2% 인플레율의 목표를 끝까지 추구하지 말고 시장이 반란을 일으키기 전에 구로다 총재가 승리를 선언, QE를 중단하고 승자 후퇴를 하는 편이 좋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구로다가 했던 것은 승자 후퇴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미 연방은행이 위험회피를 위해 중단한 QE를 일본이 이어받는, 타인 리스크를 추가로 짊어지는 행위였다. (Hyperinflation Does’nt Scare Kuroda But Ex-BoJ Chief Says “Quit While You’re Ahead”, Zero Hedge, 10.16. 2014)
블룸버그 통신은 “세계최대의 재정적자국 일본에서 신규발행 국채(적자)의 전부를 중앙은행이 사들이는 새로운 사태에 우려한다”고 쓰고, “일은이 QE로써발행 국채의 절반을 보유하게 되는 2018년까지 일본의 문제(디플레)를 해결할 수 없는 경우, 일본은 실패국가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인플레가 격심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논평을 싣고 있다. (BoJ Stands Ready to Buy Every New Bond Abe’s Government Issues, Bloomberg, 10.31. 2014)
FT는 “일본은 지금까지 경제면에서 세계의 모범이었는데 지금은 타국이 따라서는 안될 실패 사례로서 인식되고 있다” “지금껏 일본경제의 기둥이었던 수
출이 지금은 일본 GDP의 15%를 점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독일 51%, 한국 54%). 그럼에도 아베 정권은 옌저 정책으로 수출증대로써 일본경제를 향상시키는데 골몰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거의 성장할 수 없는 노인국인데 아베는 재정적자를 방치하고 있다” “소비증세도 일본경제에 커다란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Kuroda sticks to his inflationary promises, FT 11.3. 2014) ( A Weak Yen No Panacea but Shinzo Abe Needs It All The Same, FT 10.15. 2014)
일은은 QE를 확대하는 이유에 관하여, Fed의 QE를 이어받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일은은 QE 확대에 관하여는 일본경제를 디플레에서 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상품이 팔리지 않아 가격 절하가 일어나고 그것이 제조업의 임금저하, 구매력 저하, 상품 매출의 악화로 이어지는 디플레 순환이 되는 데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QE로써 옌을 증발해서 인플레 기운을 일으킴과 동시에 기업자금 조달을 쉽게 하고, 투자증가, 수요증가 호황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일은의 목표가 되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장기간에 걸친 일본 물가의 절하는 매출부진에서 오는 디플레의 표현이 아니라 생산의 국제화(저임금국가로의 생산거점 이동), IT화에 의한 생산 유통 코스트의 삭감, 무역 자유화에 의한 “가격파괴”의 결과이다. 일본기업이 생산의 국제화를 진행한 결과 일본은 수출이 GDP에서 점하는 비율이 15%가 되었다. 디플레는 나쁘지만 가격파괴는 소비자가 즐기는 선이다. 장기적 상품매출 악화는 경제가 성숙해서 많은 가계가 이미 원하는 것을 대개 매입해버린 결과이기도 하다.
최근 일본의 임금 저하가 눈에 띈다. 정사원의 고용이 감소하고 급료가 낮은 파견 사원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껏 도시 샐러리맨의 모델은 연수 500만 옌 정도의 정사원으로 55-60세의 정년까지 가정이 있고, 정년 후에는 연금으로 생활해 왔다. 그러나 금후의 일본 도시 근로자의 모델은 생애 연수 200만옌 대의 파견사원으로 생활은 빠듯하고 저축은 못하며 가정살림은 물론 없고 자칫 잘못하면 스펙 부족으로 결혼도 할 수 없으며 50세 이후는 고령으로 고용되지도 않아 저축도 없는 채로 생활 보호를 받는 노후를 보내는 인생이 된다.
일본 재정이 머지않아 파탄하면 생활보호 급부도 감소되고 다수의 사람들에게
“객사”의 염려가 늘어난다.
근년의 일본의 임금저하나 고용 축소는 디플레의 결과가 아니다. 산업의 IT화
가 진행되어 생산(블루 칼러 노동)의 자동화 뿐 아니라 사람 손에 의존하는
사무작업(화이트 칼러 노동)의 자동화가 진행, 사업 운영에 필요한 인원이 감
소하기 때문이다. 페이퍼레스화에 의하여 글쓰기, 인장 날인, 수신 발신 인명 쓰기 등의 작업도 급감했으며 금전의 거래도 전자화하고 있다. 인터넷 판매의 보급으로 다수의 소매점이 폐업했다. 고용이 계속되는 업종은 음식점, 미용원, 택배 서비스, 편의점 정도이다(그리고 대진재 이후, 국민의 불안을 부채질함을써 관청에 의존해서 번성하는 공무원들). 현금의 거래도 전산화되어 있다. 미국에서는 고용의 47%가 전산화에 의해 해고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한다. (Technology: Rise of the replicants, FT 11.3. 2014)
산업의 IT화에 의한 임금저하나 고용축소를 넘어서서 고용의 총수를 유지해 가는 것은 어렵다. 세계적으로 아직 대책이 고안되어 있지 않다. QE로 중앙은행이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여도 기업이 이미 진행한 IT화를 역행시켜 수작업으로 되돌아가서 근로자를 재고용할 수는 없다. 새로이 사람을 고용하는 신규 사업을 발굴하는 것도 용이하지 않다. QE로 찍어낸 자금을 기업에 대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직접 지급하여 소비시킨다면 소비증가와 인플레(디플레의 탈각)과 빈부격차의 시정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전국민을 고용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하다고 일찌감치 정해졌고 전국민에게 생활보호적인 돈을 지급해서 국민생활을 지키는 것 외에는 길이 없다는 “베이식 인컴(basic income)”의 설도 나오고 있다.
QE는 임금저하나 고용축소를 개선하지 않는다. 경기회복에도 도움되지 않는다. QE 가 주식이나 채권의 시세를 끌어 올려 그것이 경기회복의 상징이라고 매스컴은 장단을 맞추지만 실물경제는 개선되지 않는다. 일본에서 파산은 올해 작년의 2배의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금융에 의한 돈벌이로 소득이 급증한 큰부자 이외의 사람에게 QE는 해악이 될 뿐이다. (Gold falls, Stocks Record Highs as Japan Goes ‘Weimar’, “Here Be Dragons”, Investment Watch 10.31. 2014)
QE는 실물경제회복의 효과가 없고, 금융버블이나 빈부격차 확대 등 해악 만 큰 것을 미국의 상층부도 인정해 가고 있다. QE가 “좋은 것”에서 “나쁜 것”으로 전환해 가는 순간에 미국은 QE를 중단하고 일본은 QE를 증액했다. QE는 주식, 채권의 시세를 밀어 올린다. 지금까지 시세가 내려가는 추세라면 미 연방은이 QE로 개입하여준다고 하는 안정감이 시장에 있고 그것이 증권 시세
상승의 원천이 되어왔다. 미국이 QE를 그만 둔 후, 일본이 인계하지 않았다면 금융버블 붕괴, 특히 주가의 세계적 급락이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일본이 자멸적 QE의 확대를 발표한 것으로써 미국과 세계의 버블 붕괴를 구했던 것이 된다. 다만, 이 구제는 단기적 효과 밖에 없다. (After QE: Taking off the stabilizers, FT 10. 15. 2014)
미정부의 재정 능력이나 연은의 신용창조력은 리만 위기부터 현재까지의 금융연명책에 상당히 많이 쓰여져 여력이 얼마 없다. 다시 한번 미국의 버블이 붕괴하는 경우 구제하지 못하며 금융 시스템이 붕괴한 채로 달러나 미국채의 신용실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개 미국은 이미 “유동성의 덫”에 빠져있고 금융정책의 효력을 잃고 있다. 미국이 이제부터 금융 팽창에서 긴축으로 방향타를 바꾸는 때에, 대단히 위험한 상태로 되어간다. 이는 미국 패권의 끝을 의미 하며 중.러 등 BRICS나 여타의 비미국적인 도상국가들은 미 패권의 종말에 대비해서 무역결제의 비달러화나 정부의 금비축의 증강에 힘을 쏟고 있다. (Central bankers are caught in their own trap, FT 11.2. 2014)
일은은 01-06년에도 QE를 행하였다. QE를 세계 최초로 했던 것은 일본이다. 90년대 일본의 버블붕괴 후, 그때까지 정부의 요청을 받아 일본국채를 모두 인수하고 있던 은행이나 생명보험의 국채 매입 여력이 저하하여 달리 방도가 없게 된 일은이 국채를 매입했다. 당시 일은의 QE는 미국측으로부터 불건전 행위로 비판되었다. 그러나 리만 위기 후, 방도가 없어진 미국이 QE를 시작했다. 그리고 미국이 QE의 불건전성에 견딜 수 없게 되어가는 가운데 아베 정권이 다시 일본의 QE를 하고 있는 것이다. (“This feels like a lot like 1999, Beware the QE Bubble”, Zero Hedge 11. 1. 2014)” 일은은 금후 QE를 10년 계속할 예정이나 과연 10년이나 끌고 갈지 의문이다. 앞에서 말한 대로 일은이 QE에 의해 기발행 일본국채의 절반을 보유하게 되는 4년 후인 2018년 전후까지 일본의 인플레 율이 5% 이상 되어 제어장치가 걸리지 않게 되거나 미국의 금융붕괴가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Bank of Japan opens the floorgates, FT 11.2. 2014)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QE는 해악 뿐인 정책이라고 혹평한 후 미,일 뿐 아니라 영국, EU의 중앙 은행도 총액의 차이는 있으나 QE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선진제국의 중앙은행은 QE 이외에는 금융 시스템을 연명하는 방책이 없기때문에 미 연은은 머지않아 QE를 재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예측한다.( History will surely see QE as a major mistake, Telegraph, 11. 2. 2014)
미 연은의 QE 재개 여부가 어떠하든, QE는 장기적으로 금융 시스템의 악화, 선진국 경제의 파탄, 미 패권의 붕괴로 밖에는 이어질 수 없다. EU는 다극화의 방향으로 전환하여 살아 남을지 모르나 일본은 다분히 무리다. 2009년 관료의 방해로 무너진 하도야마의 시도가 다극화의 흐름을 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는지 모른다. 이에 대해 일본국민은 모르는 채 일본의 정부, 매스컴은 아예 외면한다.
한국 정부 당국과 기업, 은행은 일본 QE의 확대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어떻게 대처할 지 궁금하기만하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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