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대의 다짐과 그들을 향한 주문…구시대 맞선 ‘사명’을 넘어, 새 시대 맞는 ‘과제’를 고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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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06-11 01:37 조회 951 댓글 0본문
정치 입성부터 수혈론·계파 얼룩…지난 총선 땐 ‘용퇴론’도
20년 만에 주류 진입 “기득권 답습” “계파·집권 매몰” 비판
“6·10정신 담은 의제·입법 나서야”…기대·우려 여전히 교차
6·10민주항쟁 이후 33년이 지난 2020년, 6·10의 주역이었던 86세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 정치인들은 명실상부한 여권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2000년 정치권 수혈 대상이 되며 입문한 이후 많은 부침을 겪었지만 촛불정국, 문재인 정부 탄생을 거쳐 지난 4월 총선 이후에는 정부·여당을 이끄는 지도층에 올랐다. 86세대는 권위주의 시대를 극복하는 개혁세력의 상징이었지만 새로운 정치를 주도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정치 지도층으로 진입한 86세대가 보다 적극적으로 6·10정신을 시대적인 요구에 맞게 펼쳐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86세대가 말하는 ‘6·10정신’은 투쟁과 희생, 개혁과 극복 등의 단어로 요약된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4기 의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은 10일 통화에서 “6·10은 절차적 민주주의를 확립하기 위해 싸웠던 거대한 국민적 운동이었다”고 말했다.
박홍근 의원은 “6·10정신은 이후 여성·환경·평등 등 진보·개혁적인 의제들이 시민사회에서 활성화되는 초석이 됐다”고 평가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b>중진으로</b>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왼쪽)이 1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 <b>정권에서</b>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왼쪽)이 지난 4월2일 민주당 고민정 후보와 함께 유세하고 있다. <b>중심 역할</b> 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지난달 2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안을 상정하고 있다. <b>다시 21대 국회…</b> 민주당 김민석 의원이 지난달 27일 21대 국회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시계방향) 중진으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왼쪽)이 1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 정권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왼쪽)이 지난 4월2일 민주당 고민정 후보와 함께 유세하고 있다. 중심 역할 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지난달 2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안을 상정하고 있다. 다시 21대 국회… 민주당 김민석 의원이 지난달 27일 21대 국회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 같은 6·10정신은 기성 정치권으로 흡수되면서 초반 빛이 바랬다.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젊은 피 수혈론’으로 영입돼 정치를 시작했지만 계파정치에 매몰됐고 앞선 민주화운동 선배들에 치여 ‘하청정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4월 21대 총선을 앞두고선 인적쇄신의 대상으로 지목되며 용퇴론에 시달렸다. 하지만 대부분 공천을 받았고 국회의원직을 지켜냈다. 민주당만 해도 차기 당권 선거에 김부겸 전 의원과 우원식·홍영표·송영길 의원 등이 출마를 검토하면서 명실상부한 여권의 ‘리더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이들의 정치에서 6·10정신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지병근 조선대 교수는 “6·10정신에 맞는 개헌을 비롯한 각종 개혁 입법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며 “아직도 계파 자체의 생존이나 집권만을 목표로 한 기성 정치인과 차별성 없는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후배 세대 양성 등도 부족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후배들을 양성하고 중장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정책 행보와 관련해선 우려가 적지 않다. 가장 개혁적인 세력이라고 평가받던 이들이 정작 정책적 고민과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86세대가 중진·지도층이 된 만큼 정치권을 선도하고 시대와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6·10항쟁에 뛰어들었던 의지를 현실 정치에서 다양한 정책과 시대적 의제 창출이라는 실천으로 이끌어내야 한다는 제언이다. 지 교수는 “진보·보수 구도의 시대가 아닌 지금, 사회개혁에 앞장섰던 세대로서 새로운 의제와 이슈를 만들어내고 실현해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 교수는 “6·10항쟁 이후에도 사회가 함께 공존하는 ‘공화’의 가치는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예를 들면 차별금지법 등 다양한 입법들을 통해 사회가 함께 공존하게 하는 정치로 나아가도록 86세대 정치인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86세대도 한계를 인정하면서 역할론을 다짐했다. 송갑석 의원은 “주어진 과제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과연 국민이 원하는 만큼 해내고 있냐는 면에선 부족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우상호 의원은 “많은 비판 속에서도 6·10정신을 계승해 경제민주화나 보편적 복지 등 진보적 대안을 만든 건 86세대의 긍정적 유산”이라며 “여전히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불공정 구조를 고쳐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민석 의원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미 제기됐듯이 기본소득, 생태·환경 등 폭넓은 과제의 입법화”를 과제로 꼽았다. 기동민 의원은 “30·40대가 정치권에 안착할 수 있게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6102149035&code=910402#csidx9f268c135ad2db2a682bd0f15bceb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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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주류 진입 “기득권 답습” “계파·집권 매몰” 비판
“6·10정신 담은 의제·입법 나서야”…기대·우려 여전히 교차
6·10민주항쟁 이후 33년이 지난 2020년, 6·10의 주역이었던 86세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 정치인들은 명실상부한 여권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2000년 정치권 수혈 대상이 되며 입문한 이후 많은 부침을 겪었지만 촛불정국, 문재인 정부 탄생을 거쳐 지난 4월 총선 이후에는 정부·여당을 이끄는 지도층에 올랐다. 86세대는 권위주의 시대를 극복하는 개혁세력의 상징이었지만 새로운 정치를 주도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정치 지도층으로 진입한 86세대가 보다 적극적으로 6·10정신을 시대적인 요구에 맞게 펼쳐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86세대가 말하는 ‘6·10정신’은 투쟁과 희생, 개혁과 극복 등의 단어로 요약된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4기 의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은 10일 통화에서 “6·10은 절차적 민주주의를 확립하기 위해 싸웠던 거대한 국민적 운동이었다”고 말했다.
박홍근 의원은 “6·10정신은 이후 여성·환경·평등 등 진보·개혁적인 의제들이 시민사회에서 활성화되는 초석이 됐다”고 평가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b>중진으로</b>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왼쪽)이 1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 <b>정권에서</b>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왼쪽)이 지난 4월2일 민주당 고민정 후보와 함께 유세하고 있다. <b>중심 역할</b> 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지난달 2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안을 상정하고 있다. <b>다시 21대 국회…</b> 민주당 김민석 의원이 지난달 27일 21대 국회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시계방향) 중진으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왼쪽)이 1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 정권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왼쪽)이 지난 4월2일 민주당 고민정 후보와 함께 유세하고 있다. 중심 역할 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지난달 2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안을 상정하고 있다. 다시 21대 국회… 민주당 김민석 의원이 지난달 27일 21대 국회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 같은 6·10정신은 기성 정치권으로 흡수되면서 초반 빛이 바랬다.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젊은 피 수혈론’으로 영입돼 정치를 시작했지만 계파정치에 매몰됐고 앞선 민주화운동 선배들에 치여 ‘하청정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4월 21대 총선을 앞두고선 인적쇄신의 대상으로 지목되며 용퇴론에 시달렸다. 하지만 대부분 공천을 받았고 국회의원직을 지켜냈다. 민주당만 해도 차기 당권 선거에 김부겸 전 의원과 우원식·홍영표·송영길 의원 등이 출마를 검토하면서 명실상부한 여권의 ‘리더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이들의 정치에서 6·10정신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지병근 조선대 교수는 “6·10정신에 맞는 개헌을 비롯한 각종 개혁 입법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며 “아직도 계파 자체의 생존이나 집권만을 목표로 한 기성 정치인과 차별성 없는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후배 세대 양성 등도 부족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후배들을 양성하고 중장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정책 행보와 관련해선 우려가 적지 않다. 가장 개혁적인 세력이라고 평가받던 이들이 정작 정책적 고민과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86세대가 중진·지도층이 된 만큼 정치권을 선도하고 시대와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6·10항쟁에 뛰어들었던 의지를 현실 정치에서 다양한 정책과 시대적 의제 창출이라는 실천으로 이끌어내야 한다는 제언이다. 지 교수는 “진보·보수 구도의 시대가 아닌 지금, 사회개혁에 앞장섰던 세대로서 새로운 의제와 이슈를 만들어내고 실현해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 교수는 “6·10항쟁 이후에도 사회가 함께 공존하는 ‘공화’의 가치는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예를 들면 차별금지법 등 다양한 입법들을 통해 사회가 함께 공존하게 하는 정치로 나아가도록 86세대 정치인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86세대도 한계를 인정하면서 역할론을 다짐했다. 송갑석 의원은 “주어진 과제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과연 국민이 원하는 만큼 해내고 있냐는 면에선 부족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우상호 의원은 “많은 비판 속에서도 6·10정신을 계승해 경제민주화나 보편적 복지 등 진보적 대안을 만든 건 86세대의 긍정적 유산”이라며 “여전히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불공정 구조를 고쳐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민석 의원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미 제기됐듯이 기본소득, 생태·환경 등 폭넓은 과제의 입법화”를 과제로 꼽았다. 기동민 의원은 “30·40대가 정치권에 안착할 수 있게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6102149035&code=910402#csidx9f268c135ad2db2a682bd0f15bceb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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