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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휘어지고 도로는 녹아내리는 유럽의 폭염: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이 일으킨 기후변화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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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7회 작성일 22-07-2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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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스페인 서북부 자모라 인근의 타바라 마을 산불 현장에서 한 주민이 삽으로 불을 끄려 애쓰고 있다.

“앞으로 날씨는 더욱더 극단적으로 될 것.”

유럽이 불타고 있다. 연일 폭염으로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며 산불도 이어지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지 못하면 더 큰 극단적인 날씨에 노출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영국 기상청은 19일(현지시각) 영국 전역에서 기상관측 사상 가장 높은 기온이 기록됐다고 밝혔다. 중부 링컨셔 코닝스비의 기온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40.3℃로 영국 역사상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다. 기존 최고 기록은 2019년 케임브리지의 38.7℃였다. 기상청은 34개 관측지점에서 기존 기록이 경신됐다고 밝혔다. 런던 시내 세인트 제임스 파크, 히스로가 40.2℃, 큐 가든이 40.1℃로 여러 곳에서 40℃를 넘어섰다. 전날 밤도 영국 역사상 가장 더웠고 열대야가 나타났다.

전날부터 이어진 폭염으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많은 학교가 휴교에 들어갔고 철도와 지하철 운행이 대거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곳곳에서 철로가 휘고 포장된 도로가 녹았다. 고압 전력선이 늘어져 내려와 전철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런던의 응급차량은 열사병 등에 노출된 환자들의 긴급 호출 증가로 운행이 늘었다.

영국 기상청의 스티븐 벨처는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가 이런 극단적 기온을 만들어냈다”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이런 극단적인 열파가 3년에 한 번 영국을 덮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의 코린 르 케레도 “극단적인 고온은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이 일으킨 기후변화의 결과”라며 “앞으로 날씨는 더욱더 극단적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웃인 프랑스에서도 대서양 연안 지역을 중심으로 기온이 40℃를 넘나들며 폭염이 이어지고 산불도 크게 번지고 있다. 파리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수은주가 40.1℃까지 올라, 기상관측 150년 역사에서 세 번째로 더운 날로 기록됐다. 파리의 낮 기온은 2019년 7월25일 42.6℃로 가장 높았고, 1947년 7월28일엔 40.4℃를 기록했다. 프랑스 기상청은 이날 64개 지역에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지롱드에서는 지난주 시작된 산불로 2만㏊(200㎢)가 불탔으며, 3만7천명이 대피했다.

스페인에서도 자모라 등에서 몇만㏊가 불탔고, 마드리드와 갈리시아를 오가는 열차 운행은 산불로 중단됐다. 포르투갈도 몇 주째 이어지는 산불로 큰 고통을 겪고 있으며,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에서도 크고 작은 산불이 보고돼 소방당국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이번 이상 고온을 몰고 온 열파는 서부 유럽에 광범위하게 자리잡은 ‘열돔’ 고기압에서 비롯한 것이다. 이 열돔은 포르투갈 서부에 발달한 저기압이 북아프리카의 뜨거운 공기를 계속 유입하는 구실을 하면서 비정상적으로 커졌다.


열돔은 동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에 따라 벨기에와 네덜란드, 서부 독일 지역에서도 기록적인 고온이 예상되며, 며칠 뒤엔 독일 중·동부 지역과 폴란드, 스칸디나비아 반도 남부도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주말엔 새로운 열돔이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 남부 유럽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겨레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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