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 장편 서사시 간호사 송미향(宋美香)(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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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 장편 서사시 세월
간호사 송미향(宋美香) (6)
처음에는 땅꾼들의 도움을 받았으나
사랑하는 폐병쟁이 최영주를 위해
그녀는 산 가시내가 되어 독 오른 뱀을 잡고
논두렁과 숲을 뒤져 개구리를 잡아
서낭당 빈 무당 집 무쇠 솥에
진국으로 고아다가 후후 불어 먹였다.
주말이 돌아 오기 바쁘게 그를 찾아 같이 지내는 시간이 길어 지고
그를 위해 온갖 정성을 쏟다 보니
폐병쟁이 최영주의 모습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가 보였다.
암자의 소나무 그늘에서 폐병쟁이 최영주는 미향을 위해
김소월의 시 초혼을 읊어 주었다.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꿈 같은 시간이었다.
그와 같이 지내는 주말은 너무 행복 했다.
그를 위해 무엇이던 아낌 없이 해주고 싶었다
하루도 그의 얼굴을 못 보면은 몸살을 앓았다.
사랑의 열병은 그녀를 성숙한 여인으로 만들었다.
1973년2월 어느 날,
그녀는 김 언니를 통해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서독에서 한국 간호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이었다.
김 언니는 한창 예쁜 짓을 골라하는 젖 먹이 엄마였다.
김 언니는 그녀와 함께 서독 간호사로 가자고 했다.
3년 동안 이를 악물고 고생하면은 편히 잘 살 수 있는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다는 말에 미향은 귀가 솔깃 했다.
그러나 이제 막 얼굴에 화색이 돌고
기침도 드문 드문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사랑하는 그이 곁을 떠나
3년의 긴 세월을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현실에
그녀는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폐병쟁이 최영주도 미향이를 그냥 떠나 보내고 싶지 않았다.
서른 살 나이가 되도록 미향이처럼 마음 깊이 정을 준 여인이 없었다.
그는 1,4후퇴 부모님 손에 끌려 13살 어린 나이에 삼팔선을 넘는
피난 길에서 양친 부모를 잃었다.
겨우 목숨을 부지한 그는 고아가 되어 이곳 저곳 고아원을 전전했다.
껌팔이 소년으로부터 미군부대 하우스보이로 일자리를 옮겨 다니다
직장이라고 얻은 것이 ㄷ신문사 출판국 식자공이었다.
납을 끓여 활자를 만드는 식자공은 늘 호흡기 병을 달고 살았다.
환기시설이 좋지 않은 먼지투성이 작업장에서
흔히 있는 호흡기 질병에 그는 시달렸다.
끈적 끈적한 식은 땀이 흐르고 마른 기침에 자주 감기가 걸리고
해질녘에는 심한 미열에 시달리는 폐병을 앓았다.
직장 상사인 출판국 국장의 주선으로 남쪽 호남지방 선암사 작은 암자에 휴양을 나왔다
보건소 결핵요원이 매달 두어 차례 진료를 하고
무상으로 주는 결핵 약을 먹으며 치료를 받고 있었다.
마침 그 곳에서 결핵 요원 김 언니를 따라 온 송미향을 만난 것이다.
친절하고 싹싹한 그녀는
서른 살 노총각 마음을 온통 흔들어 놓았다.
행여 폐병이라도 옮길까 두려워 눈길마저 주지 않은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천사가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그 천사가 지금 먼 서독 땅으로 떠나려 한다.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21-08-31 03:37:10 교포문학에서 복사 됨]
간호사 송미향(宋美香) (6)
처음에는 땅꾼들의 도움을 받았으나
사랑하는 폐병쟁이 최영주를 위해
그녀는 산 가시내가 되어 독 오른 뱀을 잡고
논두렁과 숲을 뒤져 개구리를 잡아
서낭당 빈 무당 집 무쇠 솥에
진국으로 고아다가 후후 불어 먹였다.
주말이 돌아 오기 바쁘게 그를 찾아 같이 지내는 시간이 길어 지고
그를 위해 온갖 정성을 쏟다 보니
폐병쟁이 최영주의 모습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가 보였다.
암자의 소나무 그늘에서 폐병쟁이 최영주는 미향을 위해
김소월의 시 초혼을 읊어 주었다.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꿈 같은 시간이었다.
그와 같이 지내는 주말은 너무 행복 했다.
그를 위해 무엇이던 아낌 없이 해주고 싶었다
하루도 그의 얼굴을 못 보면은 몸살을 앓았다.
사랑의 열병은 그녀를 성숙한 여인으로 만들었다.
1973년2월 어느 날,
그녀는 김 언니를 통해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서독에서 한국 간호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이었다.
김 언니는 한창 예쁜 짓을 골라하는 젖 먹이 엄마였다.
김 언니는 그녀와 함께 서독 간호사로 가자고 했다.
3년 동안 이를 악물고 고생하면은 편히 잘 살 수 있는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다는 말에 미향은 귀가 솔깃 했다.
그러나 이제 막 얼굴에 화색이 돌고
기침도 드문 드문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사랑하는 그이 곁을 떠나
3년의 긴 세월을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현실에
그녀는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폐병쟁이 최영주도 미향이를 그냥 떠나 보내고 싶지 않았다.
서른 살 나이가 되도록 미향이처럼 마음 깊이 정을 준 여인이 없었다.
그는 1,4후퇴 부모님 손에 끌려 13살 어린 나이에 삼팔선을 넘는
피난 길에서 양친 부모를 잃었다.
겨우 목숨을 부지한 그는 고아가 되어 이곳 저곳 고아원을 전전했다.
껌팔이 소년으로부터 미군부대 하우스보이로 일자리를 옮겨 다니다
직장이라고 얻은 것이 ㄷ신문사 출판국 식자공이었다.
납을 끓여 활자를 만드는 식자공은 늘 호흡기 병을 달고 살았다.
환기시설이 좋지 않은 먼지투성이 작업장에서
흔히 있는 호흡기 질병에 그는 시달렸다.
끈적 끈적한 식은 땀이 흐르고 마른 기침에 자주 감기가 걸리고
해질녘에는 심한 미열에 시달리는 폐병을 앓았다.
직장 상사인 출판국 국장의 주선으로 남쪽 호남지방 선암사 작은 암자에 휴양을 나왔다
보건소 결핵요원이 매달 두어 차례 진료를 하고
무상으로 주는 결핵 약을 먹으며 치료를 받고 있었다.
마침 그 곳에서 결핵 요원 김 언니를 따라 온 송미향을 만난 것이다.
친절하고 싹싹한 그녀는
서른 살 노총각 마음을 온통 흔들어 놓았다.
행여 폐병이라도 옮길까 두려워 눈길마저 주지 않은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천사가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그 천사가 지금 먼 서독 땅으로 떠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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