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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문학

장편 서사시 간호사 송미향 (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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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758회 작성일 19-06-03 19:01

본문

간호사 송미향(宋美香) (2회)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 헥스트 야아르훈더트할레
넓은 주차장에서 열리는 프로막 풍물장터는 독일 땅에서
삼십여 년을 넘게 살아 온 自己가 유일하게 즐겨 찾는 곳이다.

독일어를 썩 잘하지 못 해도 이 곳에서는 쉽게 서로 통 했다.
오래 된 골동품과 옛날 사진과 엽서, 기념 우표를 즐겨 찾는 프로막에는
특별한 대화가 필요치 않다.

2십여 년 전,
부활절 주간 어느 날 무더기로 쌓인 허름한 앨범 속에서 사진 한 장을 발견한다.
그 사진 한 장이 동기가 되어 自己는 프로막을 즐겨 찾는 단골이 되었다..

1950년, 6,25 한국 전에 참가 했던 독일의 한 군의관이 야전 병원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경기도 파주로 기록되어 있었다.
다리에 총상을 입고 포로가 된 어느 인민군 장교를 수술한 후 찍은 종군 기념사진이었다.
독일 군의관 장교 이름은 스미스 안톤, 인민군 장교는 Rhie(리)란다.
누렇게 퇴색 된 사진 속에 인물들, 
검정 잉크 색이 바랜 긴 세월만큼 그 들은 이미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 버렸다.

그러나
동쪽 지구의 저편 작은 땅덩어리 코리아에서 일어난
동족상잔의 쓰라린 비극을 증명하는 사진 한 장을 自己는 발견 한 것이다.

그 일 이후부터 自己는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
하루도 빠짐 없이 막연한 기대를 지닌 채 이곳을 찾는다.

2013년 2월9일 토요일,
때 늦은 눈발이 뿌리는 이른 아침, 궂은 날씨에 바람 끝이 차다.
봄이 멀지 않았는데 동장군은 물러 날 줄을 모른다.
동쪽 주차장에 노란 색 LKW가 망자의 유품이 들어 있는 바나나 상자를
땅 바닥에 줄 지어 풀어 놓는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 상자를 뒤진다.
행여 귀하고 값 나가는 물건이 나오지 않을까,
가격표가 붙은 채 포장이 풀리지 않은 새 물건도 눈에 띈다.
가격은 정해져 있지 않다.
운이 좋으면 값 나가는 골동품도 단돈 1,2유로 헐값에 살 수 있다.

때마침 비단 색동으로 표지를 장식한 두툼한 앨범을,
검정 머플러로 머리를 감싼 아랍 여인이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이리 저리 살펴 보고 있다.

화려한 비단 색동의 표지로 보아 동양 사람의 유품이 분명 했다.
프로막에서 동양인의 유품을 발견 하기란 흔한 일이 아니다.
아랍 여인은 마냥 손에서 앨범을 놓을 줄 모른다.
自己는 먼 발취에서 여인이 앨범을 손에서 내려 놓기를 애타게 기다린다.
自己의 예감이 이상 하다.
그 색동 앨범에 자꾸 호기심이 발동한다.
“당신! 혹시  이 물건에 관심이 있습니까? “
하고 묻는다 치면 대부분 자기 손에 들려 진 물건이
매우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착각 억지로 사 가는 경우가 많다.
프로막의 불문율이다.
아쉬워도 무작정 기다려 보는 것이 순리다. 
한 동안 이리 저리 살펴 보며 뜸을 들이던 아랍 여인은
별 관심이 없는 듯 비단 색동의 앨범을 상자 안에 내려 놓는다.
自己는 이때다 싶어 잽싸게 앨범을 들고 내용을 살폈다.

아하! 대박이다.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21-08-31 03:37:10 교포문학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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