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 장편 서사시 세월 간호사 송미향(宋美香)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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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 장편 서사시 세월
간호사 송미향(宋美香) (8)
떫더름한 진한 송진 냄새를 흠뻑 머금은 솔 바람이
암자 추녀 끝에 매달린 풍경을 스쳐 지날 때마다
고즈넉한 산사의 정적을 깨는 그 사이로
울먹 울먹 눈시울을 적셔가며 시를 낭독하는
폐병쟁이 최영주의 빈약한 품에 덥썩 안겨
그녀도 덩달아 눈물을 글썽이었다.
“나도 빨리 건강을 회복해서 미향이 일하고 있는 서독 땅에 광부로 지원해서 갈테니
우리 안개 낀 라인강변 로렐라이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 해….”하는 말에
기어코 참았던 눈물이 봇물처럼 쏟아 내렸다.
그녀는 감동했다.
폐병쟁이 최영주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읊어 주는
로렐라이 시 한편에 눈물을 흘렸고
건강한 사람이 되어 광부로 서독에서 만나자는 말에
그녀의 가슴은 뜨겁게 달아 올랐다.
땡 그랑… 땡그랑…
산사의 종소리가 그들의 앞 날을 점지하듯 두터운 어둠을 몰고 오던 4월 어느 날
그들은 별이 보이는 산사 암자 객실에서 초야를 치렀다.
높은 산을 넘고 깊은 강을 건너
두둥실 두 사람이 한 몸 되어 유토피아를 찾아 가는
긴 여정에 기약 없는 동반자가 되었다.
서울 해외개발공사를 오가며 수속을 하고
마지막으로 소양 교육을 받고
돌아 오는 전라선 열차 시간을 맞춰 최영주는
모처럼 회색 양복에 정장을 하고 그녀를 순천 역에서 맞이했다.
서로는 약속이라도 한 듯 사진관에 들려 사진을 찍었다.
장래를 약속하는 혼약의 사진이었다.
오늘은 초라한 모습의 사진을 찍었으나
3년 후 웨딩드레스를 입고
검정 턱시도에 빨강 넥타이를 매고
행복한 허니문 결혼을 약속 했다.,
미향을 알고부터 그녀의 정성으로
된 기침도 드물었고 각혈도 뚝 그쳤다.
그 동안 최영주는 자신이 울컥 울컥 토해 내는 붉은 피를 볼 때마다
시시각각 가까워 오는 주검의 공포 속에 시달렸다.
폐병쟁이 최영주는
이제 죽음의 공포를 벗어나
눈보다 하얀 마음씨를 지닌 한 여성을 사랑하는
시인 최영주로 탈바꿈하여 감미로운 시어를 만들어 내기로 했다..
간호사 송미향은
독일에는 폐병에 좋은 약이 많다고 했다.
한국에서 구 할 수 없는 좋은 약을 구해
사랑하는 그이를 하루 빨리 건강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다.
1971년9월23일
추석 뒷 끝이라 서울 가는 무궁화 호를 타려는 귀경객으로
순천역 대합실은 시골 장터마냥 북적거렸다.,
그 많은 사람들 틈으로 미향이 어머니 김씨와 두 동생 규석이와 광석이
그리고
자신이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마냥 말쑥하니
바지 주름을 세운 정장차림의 이붓 아버지 박인수와
그의 딸 아들, 그리고 이모네 가족이 서독으로 떠나는 미향을
전송하기 위해 다들 모였다.
미향이 어머니 김씨는 그 정황 중에도
딸이 매달 받는 서독 돈 마르크에 관심이 컸다.
미향이가 받는 한 달 월급은 시장 군수가 받는 월급보다 훨씬 많다고 귀 동냥으로 들었다.
미향이가 받는 월급 1년치를 모으면 시내 중앙동에 점포가 딸린 살림집을 살 수 있다고 했다.
미향이가 매달 꼬박 꼬박 마르크를 보내면은 은행에서 대출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 법원에서 경매로 내 놓은 점포 딸린 살림집을 시세보다도 훨씬 싸게
헐값에 살수 있다고 했다.
이 집 주인이 되면은 점포 세를 받아 군에서 막 제대한 규석이 장가도 보내고
광석이 대학교까지 보내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 했다..
매달 받는 마르크를 한 푼도 축내지 말고 꼬박 꼬박 보내라 했다.
어머니 생각이 아니라 새 아버지 박인수 머리에서 짜낸 계획이라고 미향은 생각했다.
제사보다 제사 상 음식에 더 관심이 많은 어머니 김씨였다.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21-08-31 03:37:10 교포문학에서 복사 됨]
간호사 송미향(宋美香) (8)
떫더름한 진한 송진 냄새를 흠뻑 머금은 솔 바람이
암자 추녀 끝에 매달린 풍경을 스쳐 지날 때마다
고즈넉한 산사의 정적을 깨는 그 사이로
울먹 울먹 눈시울을 적셔가며 시를 낭독하는
폐병쟁이 최영주의 빈약한 품에 덥썩 안겨
그녀도 덩달아 눈물을 글썽이었다.
“나도 빨리 건강을 회복해서 미향이 일하고 있는 서독 땅에 광부로 지원해서 갈테니
우리 안개 낀 라인강변 로렐라이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 해….”하는 말에
기어코 참았던 눈물이 봇물처럼 쏟아 내렸다.
그녀는 감동했다.
폐병쟁이 최영주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읊어 주는
로렐라이 시 한편에 눈물을 흘렸고
건강한 사람이 되어 광부로 서독에서 만나자는 말에
그녀의 가슴은 뜨겁게 달아 올랐다.
땡 그랑… 땡그랑…
산사의 종소리가 그들의 앞 날을 점지하듯 두터운 어둠을 몰고 오던 4월 어느 날
그들은 별이 보이는 산사 암자 객실에서 초야를 치렀다.
높은 산을 넘고 깊은 강을 건너
두둥실 두 사람이 한 몸 되어 유토피아를 찾아 가는
긴 여정에 기약 없는 동반자가 되었다.
서울 해외개발공사를 오가며 수속을 하고
마지막으로 소양 교육을 받고
돌아 오는 전라선 열차 시간을 맞춰 최영주는
모처럼 회색 양복에 정장을 하고 그녀를 순천 역에서 맞이했다.
서로는 약속이라도 한 듯 사진관에 들려 사진을 찍었다.
장래를 약속하는 혼약의 사진이었다.
오늘은 초라한 모습의 사진을 찍었으나
3년 후 웨딩드레스를 입고
검정 턱시도에 빨강 넥타이를 매고
행복한 허니문 결혼을 약속 했다.,
미향을 알고부터 그녀의 정성으로
된 기침도 드물었고 각혈도 뚝 그쳤다.
그 동안 최영주는 자신이 울컥 울컥 토해 내는 붉은 피를 볼 때마다
시시각각 가까워 오는 주검의 공포 속에 시달렸다.
폐병쟁이 최영주는
이제 죽음의 공포를 벗어나
눈보다 하얀 마음씨를 지닌 한 여성을 사랑하는
시인 최영주로 탈바꿈하여 감미로운 시어를 만들어 내기로 했다..
간호사 송미향은
독일에는 폐병에 좋은 약이 많다고 했다.
한국에서 구 할 수 없는 좋은 약을 구해
사랑하는 그이를 하루 빨리 건강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다.
1971년9월23일
추석 뒷 끝이라 서울 가는 무궁화 호를 타려는 귀경객으로
순천역 대합실은 시골 장터마냥 북적거렸다.,
그 많은 사람들 틈으로 미향이 어머니 김씨와 두 동생 규석이와 광석이
그리고
자신이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마냥 말쑥하니
바지 주름을 세운 정장차림의 이붓 아버지 박인수와
그의 딸 아들, 그리고 이모네 가족이 서독으로 떠나는 미향을
전송하기 위해 다들 모였다.
미향이 어머니 김씨는 그 정황 중에도
딸이 매달 받는 서독 돈 마르크에 관심이 컸다.
미향이가 받는 한 달 월급은 시장 군수가 받는 월급보다 훨씬 많다고 귀 동냥으로 들었다.
미향이가 받는 월급 1년치를 모으면 시내 중앙동에 점포가 딸린 살림집을 살 수 있다고 했다.
미향이가 매달 꼬박 꼬박 마르크를 보내면은 은행에서 대출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 법원에서 경매로 내 놓은 점포 딸린 살림집을 시세보다도 훨씬 싸게
헐값에 살수 있다고 했다.
이 집 주인이 되면은 점포 세를 받아 군에서 막 제대한 규석이 장가도 보내고
광석이 대학교까지 보내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 했다..
매달 받는 마르크를 한 푼도 축내지 말고 꼬박 꼬박 보내라 했다.
어머니 생각이 아니라 새 아버지 박인수 머리에서 짜낸 계획이라고 미향은 생각했다.
제사보다 제사 상 음식에 더 관심이 많은 어머니 김씨였다.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21-08-31 03:37:10 교포문학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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